[책] 김이나의 작사법


내가 마음 한 켠에 작곡가에 대한 꿈이 있다는 걸 기억해주신 분께서 선물해주신 책!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일주일에 책 (약) 한 권씩 읽기를 하고 있는데, 읽을 책들이 어려운 것 밖에 없어서 독서에 흥미를 붙이기 위해 이 책부터 읽었다! 
효과는 굉장했다!

# 내 이야기

언젠가, 미래에 자작곡 하나는 만들고 싶다.

초등학교 5학년 때인가? 내 꿈은 작곡가였다. 계기가 생각은 잘 안나지만 대충 추측해보자면,

  • 어릴 때부터 악기를 배웠다. 
  • 그 당시 유명한 곡들의 작곡가중에 겹치는 분이 많았다. (주영훈, 켄지, 조영수 등)
  • <불후의명곡> 에서 작곡가를 찾아간 편이 감명깊었다. 처음으로 작곡가라는 존재를 알게 된 듯!

아무튼 네이버 지식인에도 '작곡가 되는 법'이라고 검색해보곤 했었다. 
그 당시엔 나름 진지해서 클래식작곡과 실용음악작곡 사이에서 고민도 해봤다😅아마 고민하다가 자연스레 접었던 것 같다. 
그냥 단순하게 음악좋아하고 노래도 만들고 싶으니까 '나 작곡가할래~~' 이랬던 듯.
직업으로써 작고가가 되겠다는 목표는 접었지만, 지금도 마음 한 켠에 자작곡 하나는 만들고 싶다는 꿈이 있다. (많이 만들 수 있으면 좋고~) 
그래서 재작년엔 '화성학'교양수업을 들었고, 자작곡을 만들려면 작사도 해야되니까 감정을 기록하려 하고 책도 읽으려 노력하고있다! 
작사부분에 대해서는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건 뒤에서 차차 얘기하기로.

# 책 이야기

이토록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이어져 이루어졌다. 작사가로서의 내 시작은.
...
간절한 소망은 일상 속에서 작은 우연이 되어, 훗날 큰 기회가 왔을 때 폭죽이 되어 터진다. (15p)

살면서 겪는 하나 하나가 나중에 모여서 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너무 좋은 선례를 들은 느낌이었다.
작사가가 되고 싶은데 도대체 방법이 없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 나에게도 방법은 없었다. 화가, 소설가 등등 창작 방면의 직업에는 '방법'이 명확하게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
그리고 제발, 현실을 버리고 꿈만 꾸는 몽상가가 되지 말기를. (16p)

넵!

김종국 <한 남자>(조은희 작사)
한 남자가 있어,
널 너무 사랑한
한 남자가 있어,
사랑해 말도 못하는
...
멜로디의 매력을 백 프로 살림과 동시에 후렴구의 제1덕목인 '야마 있는'표현을 갖춘 글이다.
적절한 도치법으로 다음 가사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고, 화자의 입장을 간결하게 설명함과 동시에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는 짝사랑의 심경을 그렸다. (19p)

너무 좋은 예시와 설명이라 느낌이 확 왔다. 이 느낌을 알려줬다는 것 자체로 이 책은 충분히 가치있었다.

멜로디가 얼굴이라면 가사는 성격이라고 누군가 말했다.
...
가사가 좋으면 곡은 롱런한다.(21p)
캐릭터를 설정하는 요소들은, 너무 사소하고 사적이지는 않게, 하지만 살아 있는 '인물'이 느껴지도록 디테일하게 깔아두는 것이 관건이다.(25p)
잘 설정된 캐릭터는 거짓말처럼 곡에 이야기를 붙여주는 힘이 있다.(40p)

노래를 들으며 '가사 속 여자'이야기를 읽으니 진짜 살아있는 캐릭터같고 실제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아서 노래가 더 와닿았다. 신기하고 재밌다.


가사는 '듣고 부르는 글'(41p)
댄스곡 작사를 다루면서 꼭 미리 말하고 싶은 점은 '대중의 칭찬을 너무 의식하면 망한다'는 것이다.
...
리듬을 살리고 곡의 흥을 더 끌어올리는 것이 당신의 최선에 놓인 의무다. 축구로 치자면 발라드에서의 작사가 포지션이 공격수라 한다면, 댄스곡에서는 레프트윙, 라이트윙, 또는 수비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44p)

*잊지말자* 
'노래 가사는 시다'라는 말을 들어서인지 가사와 시를 같다고 생각해왔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가사가 시에 포함되는 관계? 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가사는 단순히 운율에 맞춰서 함축적으로 쓰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좋은 가사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한 남자'같은 느낌은 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하고 싶은 말을 곡을 최대한 살리는 발음으로 표현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가이드 가사가 스케치역할이 잘 되어있기 때문에 '데모를 듣고 또 들어야 한다.(48p)' 고 한다.


싱어송라이터가 아니라, 곡을 받아 가사를 쓴다면 꼭 기억해야하는 내용일 듯!!

작사가가 정말 되고 싶다면 알아야 할 것들이 단순히 '글짓기'만은 아니라는 걸 알려주고 싶다.(53p)
...
작사가는 음반업계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나무를 심는 사람이 나무만 알고 숲을 몰라서는 곤란하다. 물론 예쁜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자기만족을 하고 싶다면야 괜찮겠지만.(54p)

이 점이 자기만족(아마추어)로 하는 것과 프로의 큰 차이가 아닐지!




------------------------[A&R인터뷰 시작]------------------------

A&R은 작곡/작사가들과 회사 간의 소통 창구라고 한다. 
음반업계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 (예를들면 협업이 필요한 개발자-디자이너) 에서도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이 : 아닙니다. 저도 (작사를) 잘 부탁드려야 하는 입장이라 영업하는 거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67p)
* 그 말은 그들에게 뼛속까지 각인된 창작자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랄는 것을(76p)

와 정말 배우고 싶은 태도다.

김 : A&R을 선발할 때는 주로 어떤 면들을 보시나요?
이 : 이 사람이 이 일에 관해 충분한 고민을 했나? 하는 부분입니다. '저는 음악일이 너무 해보고 싶어요. 정말 열심히 할 자신 있어요.'라는 사람과 'SM의 어떤 가수를 보면서 어떤 앨범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사람 간의 차이랄까요?(74p)

이제 곧 취준생이라 그런가... 이런 부분이 감명 깊다 ㅎㅅㅎ

정 : 저는 곡 자체에 이미 스토리나 이미지가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김 : 저는 작사가는 어떤 의미에서는 일종의 복원예술가라고 생각해요. (중략) 어떤 곡이 있고 그 곡의 성격을 잘 끌어내는 게 작사가의 업 중 하나라고 봤기 때문인데요. (85p)

그리고 정병기님께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보고 무언가 꾸준히 하면 세상이 알아봐준다고 느꼈다.
사실 꾸준히 한다는 것 자체가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하는게,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꾸준히 업로드하기 쉽지 않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ㅠㅠ

---------------------------------[인터뷰 끝]-------------------------------



98%의 경우 '곡이 먼저 나오고 가사를 거기에 맞춰 썼다.' (90p)

곡과 가사중 어느 것을 먼저 쓰는지 궁금했는데 말끔히 해결되었다!
그리고 이 점이 작사가와 싱어송라이터의 큰 차이인 것 같다.

'자수 따기'훈련에 가장 좋은 방법은 팜송을 개사하는 것이다.(94p)

작사연습을 할 때 팝송을 OST 라고 생각하면서 개사하면 조금 쉬울 것 같은 느낌이다.

'초심보단 요령'이라는 잘못된 생각은 아무리 경계해도 가랑비에 옷 젖듯이 사람을 파고든다. 오래 일하고 싶은 욕심이 있거든,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131p)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이유가 힘든 일을 겪을 때 스스로 자기의 타고난 그릇을 믿고 너무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눈을 감고 걸어도 맞는 길을 고르지"라는 가사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응원이었다.(148p)

그냥 이 구절을 읽고 내가 감동받았다.

가수는 노래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노래가 가장 많이 내뱉는 말이라서가 아닐까? 
아무튼 김이나님 너무 따뜻하네여..ㅜㅜ

세상엔 거짓말보다 황당한 진실도 있고, 누가 봐도 진실 같지만 극소수만 아는 거짓말들이 있다.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근거를 모으지만, 그조차 자신들이 완성하고자 하는 그림을 정해놓고 모으는 파편들일 뿐이다. 그러니 진실을 이야기한들 소용없는 때가 온다면, 차라리 그것을 자신만의 신비한 영역 안에 넣어버려라. 그리고 내 것이 드러나지 않길 바라는 만큼, 남의 것을 캐지 말라.(166p)

'그조차 자신들이 완성하고자 하는 그림을 정해놓고 모으는 파편들일 뿐' 이라는 말이 너무 인상깊었다.

박진영씨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앨범에 수록할 곡은 거의 자기 이야기로만 쓴다고 말한 것을 본 듯한데, (189p)

😨니가 사는 그집..?! 어머님이 누구니..!!?

속내를 드러내는 일은 참 힘든 일이 되어가는 것 같다. 작사가라는 직업이 이럴 때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위로의 말을 가사로 쓰면, 남의 진심을 통해 내가 쓴 말을 들을 수 있으니까. (208p)

자아가 투영될까봐 무의식적으로 불안해서 그런 걸까? 그런 불안이 있다면 당장 떨쳐버리길 바란다.
...
즉, 현실과 창작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는 것이야말로 작사가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말이다.
...
당신의 모든 구질구질한 점들이 가사를 쓰는 데는 이토록 쓸모가 있다는 게, 기쁘지 아니한가!(250p)

시점을 다양하게 잡아보면 이별 앞에서 '나는 너무 슬프다'말고도 할 이야기가 많다는 말을 듣고 난 후에는, 다음 과제에서 조금 다양해진 '캐릭터'들을 만들어오곤 한다.(293p)

커서 생각해보니 저녁하늘을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엄마랑 헤어지고 난 뒤의 그 저녁하늘을 싫어했던 거였다.
...
사람은 누구나 트라우마가 있다. 작든, 크든.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트라우마라고 인지하면, 어느 정도 극복이 된다.(302p)

대학교 1학년 때 '글쓰기' 수업이 생각난다. 
상처를 인지하고 드러내는 글쓰기를 통해 극복하는 내용이 있었다. 
(이 부분 수업때는 글을 비공개로 했었다.) 
당시에는 어쩔 수 없이 과제를 냈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 이후로 마음이 더 편해졌었다.


스스로의 모습을 솔직하게 대면해보자. (306p)

사소한 행복을 느낄 줄 알고 또 줄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
당신은 세상이 조금 나아지게 하는 씨앗을 하나 뿌린 셈이다. 아주 잘 살고 있는 것이다. 기적은 결국 어떤 대단한 일이 아니라, 당신 자체일 수 있다. (326p)


요즘 선한영향력, 티끌모아태산 등 많이 와닿는 중이다.
속으로만 추구하던게 현실이 되어서 믿음이 생기는 느낌!!
가령 김현지님의 호주산불모금이나 경희대학생들의 코로나모금, 방탄소년단 팬들의 취소티켓값기부 등..!
아무튼 대단한 액수가 아니여도 된다는 것! '1원'이라도 기부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
멋져❣️ (나도 조금 참여했다. 희희)

(추천의 글 - 김용택 시인)
시란 노래란 어려운 말이나 글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고인 말을 끄집어내어 절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363p)

# 마치며...

일단, 위에서 말한 '바뀐 생각'에 대해서 얘기를 하겠다.
원래 조금 실화바탕으로 가사를 써야겠다 생각했고, 시를 쓴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가사는 '듣고 부르는 글' 이었던 것! 
그리고 실화바탕 보다는 캐릭터를 만들어서 쓰는 것!
(실화로 써도 되긴 함)

곡의 생성과정에 대해서 알게 되어 즐거웠고,
노래를 들으면서 읽으니 재밌었다.
계속 새로운 아는 노래가 나와 흥미롭기도 하고 모르면 찾아보고~
새삼 히트곡 정말 많으시다는 생각도 했다.

술술 읽히는 책이고 작사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계속 '언젠가는~' 하지 말고 당장 뭐라도 만들어봐야겠다.💪


음,, 어떻게 끝내지,, 
아무튼 더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코로나바이러스도 하루빨리 끝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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